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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사진 2011. 6. 12. 12:38
우연히 귀에 잘 맞는 이어폰을 구매 한 뒤로는 반영구적 물품의 존재로서 나와 함께 해오던 그것이 문 손잡이에 걸려 귀에서 빠진 후로 끊어질 듯한 소리만 내기 시작했다. 문자의 존재는 오해를 일으킬 위험을 동반한다. 우리가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면- 너의 눈빛, 표정, 감정, 손짓, 장소, 시간의 영향을 받는 그곳의 모든 것들이 스며든 목소리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할수록 마음이 공허해진다. 아침의 거리가 이토록 뜨거울 줄은 몰랐었다. 지금의 이어폰으로는 더 이상 음악을 들을 수 없어서 새로 사러 간 그곳에서 두 가지의 모델을 두고 친구와 고민하다 각각 다른 색의 동일한 모델을 사고 그자리에서 포장을 뜯어 귀에 꽂았는데 소리가 형편없어서 좌절했다. 그리고 물건에 특별한 하자가 없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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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누워서사진 2011. 5. 22. 23:39
도시, 그것도 옥외광고가 옆에 있는 밤하늘은 그리 어둡지도 않으며, 빛나지도 않는 그저그런 밤하늘 술을 마셔서 인지 신발 벗고 누워버리니 좀처럼 일어날 생각이 들지 않아서 구름 없고, 별하나 보이지 않는 밤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14년 전 밤에도 이곳에 누워서 몇일동안 눈여겨보았던 저 별빛이 분명 북극성이라 믿으며 어린이 과학잡지에서 별책부록으로 나눠 준 별자리 찾기 지도를 펼쳐보면서 이건 게자리고, 저거는 전갈자리고 궁수자리고 뭐고뭐고- 사실 잘 보이지도 않는 긴가민가한 별들을 이어서 낼름 별자리 하나 만들고 딴짓하고 과자먹고. 세살버릇 여든간다더니 지금도 이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