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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사진 2015. 1. 14. 22:11
신기하게도 사방에 눈이 맺혀있는 아침.출근때문에 먼저 사라진 친구에게 하룻밤 신세를 져서 고마웠다는 문자를 남겨며, 빈틈이 많은 목도리를 다시 한번 동여맸다. 정오까지만 약속 장소에 도착하면 이후에는 약속도, 계획도 없는 평일을 보낼 수 있었는데도 빈둥거리게 싫어 평소보다 조금 늦은 출근시간이라 생각하고 출발했건만, 약속 시간엔 간신히 도착했다. 오후가 되어서는 그리 어렵지 않게 친구 한명과 연락이 닿아 느즈막이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던 중 걸려 온 전화에 더 이상은 시간을 뺏고싶지 않아 헤어지고,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걷기 시작했다. 통화는 생각보다 길어져서 집 주변을 몇번 돌고 나서야 끝낼 수 있었고, 집에 들어가서는 두통때문에 힘들게 샤워를 하고 나서야 이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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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사진 2015. 1. 13. 10:01
모든 일들이 하루 빨리 정리되기를 바랬다. 그리고 그것이 점점 형체화 되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바다를 향해 핸들을 돌렸다. 겨울 바다는 생각처럼 차가웠고, 이전에 우린 꽤 오랜시간에 걸쳐 얘기를 나눴기 때문에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그저 같은 바다를, 저 멀리 보이는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감탄만 내뱉을 뿐 다시 되돌아갈 시간을 걱정했기에 차 한잔 마실 여유조차 갖지 못하고 다시 왔던 길을 향했다. 그리고 차 안에서 나는 이 순간 이후 일어날 무의미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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