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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들이 하루 빨리 정리되기를 바랬다.
그리고 그것이 점점 형체화 되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바다를 향해 핸들을 돌렸다. 겨울 바다는 생각처럼 차가웠고, 이전에 우린 꽤 오랜시간에 걸쳐 얘기를 나눴기 때문에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그저 같은 바다를, 저 멀리 보이는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감탄만 내뱉을 뿐
다시 되돌아갈 시간을 걱정했기에 차 한잔 마실 여유조차 갖지 못하고 다시 왔던 길을 향했다. 그리고 차 안에서 나는 이 순간 이후 일어날 무의미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