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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귀에 잘 맞는 이어폰을 구매 한 뒤로는 반영구적 물품의 존재로서 나와 함께 해오던 그것이 문 손잡이에 걸려 귀에서 빠진 후로 끊어질 듯한 소리만 내기 시작했다. 문자의 존재는 오해를 일으킬 위험을 동반한다. 우리가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면- 너의 눈빛, 표정, 감정, 손짓, 장소, 시간의 영향을 받는 그곳의 모든 것들이 스며든 목소리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할수록 마음이 공허해진다.
아침의 거리가 이토록 뜨거울 줄은 몰랐었다.
지금의 이어폰으로는 더 이상 음악을 들을 수 없어서 새로 사러 간 그곳에서 두 가지의 모델을 두고 친구와 고민하다 각각 다른 색의 동일한 모델을 사고 그자리에서 포장을 뜯어 귀에 꽂았는데 소리가 형편없어서 좌절했다. 그리고 물건에 특별한 하자가 없었기 때문에 둘 다 한번 더 좌절했다.